고객은 왕인가? 신인가?
고객(顧客)은 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손님이다. 고객은 영업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대상이다. 그래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하는데, 단순한 만족이 아니라 감동의 차원까지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고객은 왕"이라는 말이 생겼다. 어떤 사람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고객은 신"이라고도 한다. 과연 '고객'은무엇일까?
한자어 '돌아볼 고(顧)'에는 방문한다는 의미도 있다. 삼국지의 '삼고초려(三顧草廬)' 이야기를 보면, 유비가 세 번이나 제갈량의 집을 찾아간다는 내용이 나온다. 여기에서 '고(廬)는 '방문하다, 찾아간다'는 의미이다. '고객'이란 말에서도 '찾아간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그리고 '객(客)'은 손님을 말한다. 즉 '고객'은 '찾아와 주는 손님'이란 뜻이다. 한자 '顧'의 의미만 알면 쉽게 알 수 있다.
일본의 한문학자 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静)의 해석에 따라서 '顧'과 '客'의 뜻을 풀어보면, 고객은 신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라카와는 顧는 품팔 고(雇) 머리 혈(頁)로 되어 있는데, 고(雇)는 신을 모셔 놓은 문(戸) 앞에서 새(隹) 점을 쳐서 신의 뜻을 묻는 의미의 글자라고 한다. '頁'은 머리에 의례용 모자를 쓰고 절하는 사람을 옆에서 본 모양이라고 한다. 따라서 '顧'는 신의 뜻을 정중하게 살피는 것을 의미한다.
또 손님을 의미하는 객(客)은 '집 면'(宀) 과 '각각 각'(各)이 합쳐진 글자로, '宀'은 큰 지붕 모양으로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사당을 의미한다. 그리고 '各'은 축문을 넣는 그릇(口)을 앞에 두고 신을 부르고, 신이 이에 응답하여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객(客)은 사당에 강림한 객신(客神)을 뜻한다고 한다. 이렇게 보니 '顧' 와 '客' 모두 신과 관련된 글자인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고객은 신이므로 정말 신주단지처럼 모셔야 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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